소중한 글은 최미연 당원님께서 작성해주셨습니다. :) 


곰이 상징인 도시 베를린에 호기롭게 녹색을 갖다 붙여 이른바 ‘녹색곰’이 되버린 베를린 지역모임. 독일어로는 ‘Grünebär’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독일 내 다른 지역 모임들의 급부상이 부러워 드레스덴과 뮌헨도 끌어오기로 했죠.

첫 모임으로 저희는 3월 24일, 베를린 도심으로부터 서쪽에 떨어진 호숫가 인근에 가 곰파를 채취하기로 합니다.


독일에 살면 봄맞이로 꼭 해야한다는 나들이죠!


마늘냄새만 잘 따라가면 된다는 상준님의 프로다운 가이드를 따라 수언님과 셋이 허리를 쪼그린채 1시간여 곰파를 조심스레 채취했습니다. 이렇게 자연이 주는 것을 거저먹어도 되는 것인지 평생을 도시에서만 자란 촌도시인으로서 내내 얼떨떨했어요. 물론 쓰지않던 자세의 허리를 쓰니 그에 따른 노동의 고통은 있었지만요!


물가에 가면 볼 수 있다는 참나물도 따서 집에 돌아온 당일엔 된장국에 얹어 먹었는데 땅에서 자란 풀잎으로 그만한 풍미를 낼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감동하는 저녁이었습니다.


그리고 며칠후 곰파들을 하나하나 드라이기로 말려 페스토를 만듭니다! 채소들의 낭비하지 않고 신선한, 제 때에 소비하려면 정말 부지런해야하죠. 고작 곰파 한 바구니 씻고 다듬는 걸로 생색내는 도시 촌사람입니다. 그 비싼 잣도 100그람 사서 함께 갈아 만드는데 어찌나 마늘향이 강한지 저녁 내내 눈이 따갑더라고요! 친구와 파스타도 해먹고 집에 놀러오는 지인들에게 빵에 얹어 먹이는데 그만한 행복이 없었습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마침 베를린에서 열린 영화 <수라> 상영 관람 후 저희는 3월 공식 첫 모임을 가졌습니다.


마침 뮌헨에서 재외국민 투표를 위해 방문한 수진님 덕분에 등촌 샤브샤브 칼국수를 비건 버전으로 해먹기로 합니다.

일찍이 아시아마트에서 장을 봐둔 공심채와 평소 시도해보지 않은 유부 등과 각종 채소로 수진, 미연, 상준, 수언 그리고 함부르크에서 방문한 하리님 5명이서 끝없이 감탄을 하며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새만금 갯벌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의 경이로움에 대한 흥분감이 채 가시지도 전, 우리는 선거에 대한 이야기로 늦은밤까지 이야기를 멈출 줄 몰랐습니다. 부푼 기대감과 두려움. 같은 지역에 살면서 이런것들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사실이 특히나 감사한 때였어요.


다음달 모임에서는 또다른 봄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슈파겔을 함께 먹기로 했어요. 선거 후 결과에 상관 없이 그럼에도 우리가 꿋꿋이 해나가야 할 고민들이 무엇일지 서로를 북돋게 될 그 시간이 벌써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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