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일 그페미 모임을 하고

 

언제나 반가운 그페미 모임~~~!

우리가 책모임으로 정기적으로 만나기로 한 3주는 길고도 꽤 짧게 느껴지는데요! 언제 얼굴 봐도 반가워요.

그페미 모임이 여태껏 일상과 근황을 나누고 한국 녹색당 선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면 이번에는 처음으로 책을 읽고 모였습니다. 영화를 같이 보거나 책을 읽거나, 공통점을 갖고 모이면 훨씬 더 풍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요. 이번 모임에서 특히 한국과 독일 간호사에 대해 수빈님이 말씀해 주셔서 흥미로웠습니다. 제가 정말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길게 듣고 싶어요.


이번 모임을 위해 최은영의 <내게 무해한 사람>중 단편 <601,602><아치디에서>를 읽고, 닷페이스의 간호사 클립을 보고 모였습니다.


<601,601>와 관련해서는 여성에 내재된 이율배반, 아들을 원하고 강제하는 사회문화, 남자 형제가 행세하는 폭력, 폭력의 되물림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중에서 실애님이 서로에게 유해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를 이야기해주셔서 인상깊었어요. 같은 경험을 해도 사람마다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고 해석의 방식도 다른데, 사회가 정해놓은 틀 때문에 유해할 수밖에 없는 관계가 생각보다 많은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미디어나 사회의 여적여 문화’(여자의 적은 여자), ‘맘충이라는 단어가 사람들의 인식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네요.


<아치디에서>와 관련해서는 이주서사, 약자성을 가진 사람들과 공감, 한국과 독일의 간호사 일터 환경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특히 간호사 태움문화와 군대문화를 비교한 말이 저를 더 많이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독일의 간호사들은 자존감도 높은 편이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한다는 걸 새롭게 알게되었습니다. 당연하지 않은 게 당연했으니까 당연하지 않은 것을 현실이고 네가 맞춰야 한다고 강요하는 한국사회. 그리고 군대와 간호사의 차이를 생각해보자면, 간호사는 너무 자주 sexualized 됩니다. 간호사나 승무원 직종의 여성들은 순종과 착함, 보살핌을 강요받는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간호사를 순종적이고 나를 구원해줄 것 같은 판타지로 여기는 행동은 정말 잘못된 것이라고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한국에서 간호사에 대한 인식이 그 정도이기 때문에 간호사님이라고 부르지 않고 아가씨로 부르는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 모임(67일 오후 1)에서는 수빈님이 추천해주신 정세랑 작가의 <옥상에서 만나요>를 읽고 만나기로 했습니다. 얼마 전에 정세랑 작가의 신작 <덧니가 보고싶어>를 읽고 신이 났는데 또 그 작가의 좋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게 기대됩니다 :3 다음번에 또 만나요~~

 

혹시 그페미 모임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저에게 개인적으로 연락 주셔도 좋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모임은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katiej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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