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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한국에 있었던 사람들이라면 그 날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모두 기억한다고 한다. 바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날이다. 10년이 흐른 오늘, 우리는 세월호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지난 10년을 다시 기억하기 위해 모여서 짧은 낭독회를 가졌다. 

독일 시간으로 저녁 7시. 약 여덟 명의 당원/비당원이 모여서 짧게 근황을 나눴다. 참 신기하게도 4월은 정말 잔인한 달인게 맞나보다. 개인적으로는 세월호 참사 이후 매년 4월만 되면 어딘가 모르게 우울감/무력감이 찾아오곤 했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이게 나만이 아니라는 것이 확실시되었다. 어둡고 추웠던 겨울이 완전히 사라지고 꽃으로 세상이 뒤덮히는 4월이라서 그럴까. 그 극명한 대조가 슬픔, 무기력, 분노 등으로 표현될 수 있는 우리네 마음을 더 무겁게 만드는 것 같다. 

우리는 각자가 가져온 글들을 읽어내려갔다. 모두가 다양한 글을 가져와서 공유했다. 기사/칼럼이나 인터뷰 일부도 있었고, 시도 있었다. 그리고 본인이 세월호와 관련해서 썼던 글을 가져온 사람도 있었다. 솔직히 나는 울고 싶지 않았다. 내가 특별히 기여한게 없어서, 그 죄책감과 무력감이 더 커질까봐 이제는 더 이상 감정적으로 세월호 O주기 행사에 임하고 싶지 않았다. 울고 싶지 않았는데, 여전히 눈물이 났다. 마지막에는 노래 "사랑으로" 를 합창함으로서 우리는 세월호 10주기 낭독회를 마무리했다. 

지난 번 프랑크푸르트 지역모임에서 수빈님이 이야기했던 구절이 계속 떠올랐다. 우리는 너무 희생자와 유가족에게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아닌지. 오히려 우리가 초점을 더 분명히 하고 기억의 의식화를 해야 하는 대상은 가해자를 둘러싼 진상규명이 아니겠느냐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정말 머리 뒤통수를 한 대 맞는 느낌이었다. 그렇다. 실제로 대통령이 탄핵되었고 (그 분은 특별사면을 받았다) 국가기구가 세 번이나 세월호 참사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를 했지만 결론은 여전히 없다. 도대체 이 참사가 왜 일어났고, 누가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에 대해서 솔직히 우리는 기억하지 않는다. 유가족만을 희생자의 프레임으로 기억하는 것이 태반이다. 우리는 무엇을 더 기억해야 할까? 

이제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초점을 조금 바꿔야겠다는. 희생자와 유가족 보다 가해자에 대해 조금 더 의식적으로 기억해야겠다. 기억할 것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진상규명에 대해 내가 안일하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처벌에 대해 기억하지 않으면 참사는 되풀이될 것이 뻔하다. 동시에...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다. 세월호 유가족들 역시 참사의 아픔을 지울 수는 없으나, 인간으로서 행복해지고 싶을테고 행복하다는 당연한 감정에 죄책감을 느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진상규명이 잘되고 거기에 맞는 처벌과 참사 방지가 제대로 진행된다면 유가족들 역시 조금 더 쉽게 행복해질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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