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은 생애 처음으로 가입한 정당이었습니다. 2012 , 당원 가입서를 쓰고 제출하면서 나에게 선물하는 기분이 들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처음으로, 어쩔 없이 뽑아야 하는 정당이 아니라 정말 뽑고 싶은 정당이 생긴 것입니다. 녹색당에서 중요시하는 생명, 평화, 다양성, 공존, 풀뿌리 등의 가치가 본래 마음 깊숙이 있던 가치라는 것을 알게 됐을 , ’화답이라는 말을 떠올렸습니다. 녹색당은 내게 봄의 화답 같은 것이었습니다.


녹색당은 내가 봐왔던, 어쩔 없이 뽑아야만 했던 정당들과 달랐습니다. 거들먹거리거나 근엄한 척하는, 약자인 적이 번도 없는 같이 행동하는, 말만 많은 남성들이 판치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었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나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다는 것도 보여줬습니다. 너무나 익숙해서 질문하지 않았던, 고민하지 않았던 부분들에 대해 사유하게끔 했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면 들수록, 이런 사람들이 그리고 이런 정당이 나를 대표했으면 좋겠다고 바라게 됐습니다. 처음으로 정당투표에 녹색당을 찍던 , 앞으로 오랫동안 정당을 찍게 거라고 예감했습니다. 번의 선거 결과에서도 절망하지 않았던 이유는 조급함보다는 천천히 길게 호흡하며 가자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해봅니다. 그런데 벌써 녹색 당원이 1 명을 넘어섰습니다. 40 역사를 가진 독일 녹색당도 놀라는 속도입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친구가 당원이 되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작년 성탄절, 오랫동안 떨어져 있던 교회 공동체에서 보낸 소포에 누군지도 모르는 친구의 수줍은 쪽지가 있었습니다. “to. 어진언니. 언니 사실 녹색당이에요. 녹밍아웃 만큼  살 못하지만...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려고 노력 중이니 있으면 녹밍아웃 있을 같아요수줍게 녹밍아웃을 하고 싶다는 친구의 고백에, 가는 길이 조금 걸리더라도 이렇게 가면 되지 않을까 마음에 힘과 위로를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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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얼른 정치적인 힘을 가져 핵발전소 위험을 끊어내고, 지구온난화와 빙하를 녹이는 속도를 늦추는 정책을 시행했으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녹색당 후보를 국회로 보내고, 지역에서 녹색당 시의원, 구의원들이 구석구석 녹색 정치를 하는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습니다. 동네에 녹색당 모임이 생기고 우리 동네에 일어나는 일들을 같이 이야기 나누고 살기 좋은 동네가 되기 위해 함께 행동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날이 더디게 올 지라도, 가는 길이 험난할 지라도, 이 길을 걸어 가야지 다시 한 번 마음먹어 봅니다. 


함께 하는 분들과 가는 길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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