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21:52
실로 오랫만에 만난 것 같은 NRW모임입니다.
2019년 4월 13일, 도르트문트에서 현화님을 만나 (지금은 한국으로 귀국하셨지만) 호른바흐의 아시아 여성 성차별 광고에 울분을 토하며 여성국제영화제를 보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당차고 멋진 여성들의 힙합 뮤직비디오를 즐긴 것도 잠시, #Ich_wurde_geHORNBACHt 유인물을 팜플랫 테이블 옆자리에 올려놓고, 관심을 보인 사람들에게 더듬더듬 “Sexismus gegen Asian Women”이라고 얘기했던 힘든 순간이 떠올려지기에 조금은 씁쓸했던 2019년의 추억이었습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2024년 4월 20일, 이번에는 쾰른에서 실애님과 사무엘님, 그리고 SNS에서 연락이 닿은 비당원 지상님와 함께 퀴어 독립 영화 두 편을 상영했습니다. 여성영화제에서 상영하는 영화 테마가 점점 다양해짐을 느끼며, 한국인 감독의 “Butch-Up” 과 그리스 감독의 “Lesvia”를 재미있게 보고 마라탕을 먹으며 열심히 수다를 떨었습니다.
두 편 모두 레즈비언에 관한 이야기인데, Butch-Up은 출연 배우들이 직접 부른 음악을 곁들여 가볍게 볼 수 있는 단편 영화였고, Lestiva는 실존하는 그리스의 Eressos지역의 레즈보스 (Lesvos)라는 해변에서 레즈비언 커뮤니티가 자리잡게 된 다큐멘터리 형식의 기록영상물이었습니다. 스마트 폰, 인터넷, SNS도 없던 1970-80년대에 유럽의 레즈비언들이 작은 그리스 해변을 기지삼아 어떻게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되었는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더블 레즈비언”이라고 재치있게 본인을 소개한 그리스 감독과의 Q&A시간에 실제로 해변을 다녀온 관객의 경험담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생존, 투쟁, 단결!’ 이라고 외쳤던 레즈비언 선배님(?)들의 뜨거운 목소리가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 뜻 깊었던 NRW 지역모임 이었습니다.
IFFF상영 영화 정보 링크: https://frauenfilmfest.com/en/event/lesvia-butch-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