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1 13:47
-일시: 10월 15일 토요일 오후 7시
-장소: 바이라비스
-참석자: 성낙규, 손어진 및 총회 참석자 모두
-주제: 부루수저 게임
성낙규 당원의 솜씨가 한껏 발휘된 hand made 부루수저 게임판/각종 도구들을 보자마자 환호가 터져나왔다. 그것의 증거로 아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이들 참가자를 예상하지 못한 발표자는 게임전 간단한 기본소득의 개요와 현황을 더듬거렸다. 겨우겨우 짧은 기본소득 소개를 마친뒤 게임을 시작했다. 전체 2판으로 진행됐다.
첫번째 판은 금수저(1팀), 은수저(3팀), 흙수저(4팀)가 서로다른 자산과 부동산을 가지면서 시작했다. 금수저는 가장 먼저 가장 비싼 땅을 가장 많이 고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나머지 땅은 은수저와 흙수저가 나눠가졌다. 게임은 지나갈 때 마다 자기 땅에는 빌딩, 호텔 등 건물을 세워, 통과료를 받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한바퀴를 돌고나면 모두에게 주어지는 월급 형식의 돈이 유일하게 은행에서 나가는 돈이었다. 가끔 운이 좋게 황금열쇠에 복권당첨이 걸리면 받는 삼짓돈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금수저는 더욱 부자가 되고, 은수저는 평타(의욕이 없어 보이는 듯), 흙수저는 빚쟁이 신세(자포자기)가 되고 말았다.
두번째 판 부터는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모두 모든 수입에 대한 세금을 30% 나 은행에 냈다. 그때부터 금수저의 동공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은수저도 마찬가지였다. 흙수저는 수익이 적으니 세금의 부담이 적었다. 그렇게 걷어진 세금은 한바퀴가 돌고 나면 똑같은 액수로 모두에게 지급되었다. 뜻밖의 지금에 은수저는 만족했고, 흙수저는 기뻐했으며, 금수저는 뭔가 깨림직해 보였다.
게임 결과는 게임 시작전 자산 비교를 통해 이루어졌다. 첫번째 판 결과 자산의 변화가 금수저는 월등히 높아졌던 것에 반해, 두번째 판에서는 약간 높아졌지만 그 전판보다는 아니었다. 은수저는 역시 평타, 흙수저는 여전히 빚을 면하지는 못했지만, 빚 액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자산이 어느정도 늘어난 것이다.
눈치를 챘겠지만, 세금으로 걷은 돈을 똑같은 금액으로 나눠준 것이 바로 기본소득이다. 부루수저는 게임이기 때문에 우리 사회 경제구조를 다 반영하지 못한 것이 당연하지만, 부분적으로나마 기본소득의 소득재분배효과를 피부로 경험할 수 있는 즐거운 것이었다. 그리고 세금을 낸다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는 것을 행위를 통해 경험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우스갯 소리였지만, 은행업무로 정신없는 역할을 보면서 사회복지사가 이렇게 고생을 많이하겠구나 생각해볼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부동산 게임으로 진행되는 판을 보면서, 정말 이게 사실이면 어떻하지.. 정말 우리 사회가 돈이 돈을 버는 사회가 되버렸으면 어떻하지.. 복권당첨을 소원하면서 인생을 사는건 아니겠지.. 생각이 들었다. 물론 게임이었지만 어찌보면 우리 사회의 축소판인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소득 실현을 위한 녹색당의 정치적 역할이 중요하다고도 생각이 들었다. 정책발현을 위한 준비작업과 실행력이 필요하다. 세상은 우리 바람처럼 부자가 가진것을 좀 나누고 모두가 더불어 잘 살기를 바라는 사람들로 넘쳐나지 않으니까. 그렇기 위해서 함께 연구하고, 토론하고, 실천해가는 시간들이 감사하다.
*기타 의견:
-게임전 기본소득에 관한 정보를 핸드아웃 형식으로 만들어 배포하는 것도 좋겠음
-기본소득 관련 서적에 관한 추천 (기본소득 모임에서 이미 아카이브 작업을 시작했고, 추후 공지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