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02 21:34
안녕하세요 녹유 여러분,
첫 문장을 썼다가 지우고, 다시 쓰고 지우고… 를 반복하다가 이렇게 첫 인사글을 남기게 되네요.
평소에는 조잘조잘 잘도 떠들면서 막상 여러분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글로써 전달하려니 글재주 없는 저는 참 쉽지 않습니다.
각설하고, 독일에서 지냈던 5년 동안의 시간을 돌아봤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타향살이가 적응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일상에서의 공포가 요즘 들어서 부쩍 늘어났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존중해 주는 것이 아니라 ‚특정 나라‘의 ‚여성‘으로서 색안경을 끼고 대하는 태도를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습니다. 더욱이 공공장소에서 불특정 다수로부터 나의 인격을 침해 받는 상황이 벌어질 때, 독일에 온 것을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니하오 프로젝트는 이런 저의 불만이 폭발한 개인적인 감정에서 시작했습니다.
나의 불편함을 세상에 알리고 싶고 또, 위로를 받고 싶은 제 감정적인 마음이 컸습니다. 지금에 와서 설문지 내용을 검토하면 흐름에 맞지 않은 문항들이 있음을 인정합니다. 부족한 설문지에 성실하게 답변해 주신 참여자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하반기 NRW 지역 모임은 니하오 프로젝트 설문조사를 기초로 10분 내외의 영상 작업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두려 합니다. 우리의 불편함을 다양한 시선을 담아 표현하고 싶습니다. 영상 프로젝트의 제목은 아직 미제이지만, 내용과 콘티를 완성하면서 천천히 생각해 볼 예정입니다. 2019년 겨울이 끝날 즈음에는 제목도, 영상도 완성이 되어 녹유분들과 함께 시청했으면 좋겠네요 ^^
올해 7월 말까지 영상 콘티 구상을 끝낼 예정입니다. 함께 생각을 나누고 싶은 녹유분들께서는 현화님 혹은 저에게 연락주시면, 구글 드라이브를 공유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종이장도 맞들면 낫다고 하는데 여럿이 모여서 으샤으샤! 하면 조금 더 발전된 영상물을 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부탁드려 봅니다.
한국과 같은 여름 날씨가 계속되는 가운데, 더위 조심하시고 오늘 하루 무사히 그리고 건강하게 보내셨기를 바랍니다.
조만간 또 소식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태선 드림
2019.07.03 09: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