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02 10:09
6/29일 녹평모임 후기
금번 녹평 모임에서도 늦은 시간까지 열띤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먼저 <북핵의 역사와 본질, 제대로 알고 있나>와 『선을 넘어 생각한다』의 서평인 <안보 패러다임과 평화 패러다임> 텍스트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미국과 한국이 북핵을 정치적 명분 확보의 도구로 이용 (한국의 흡수통일론〮급변사태 대비론,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 등) 해 온 이력과, 그 과정에서 북한을 악의 축으로 묘사하고, 공식적으로 합의한 내용(제네바 합의, 북미공동코뮤니케 등)을 지키지 않은 일면들을 짚어보았습니다. 북한이 핵 폐기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미국의 핵 위협이 북한 핵 억제력에 대한 구실을 주고 있다는 점도 인식하며 북핵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우리 또한 매스컴을 통해 비춰진 북한의 일면만 보고 있던 건 아닌 지 자성해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한 편으로는 객관적 시각을 가지기에는 정보 접근이 제한적이었던 것 같다는 의견도 나누었습니다. (주연님께서 조성형 감독의 북한 관련 다큐멘터리를 추천해주셨는데 나중에 한 번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군비 경쟁과 공포를 수반하는 안보 접근법을 가진 이전 정부들과 달리, 평화 패러다임을 가진 현 정권의 접근법은 고무적이라는 데에 공감하였습니다. 최근 성사된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 국민들의 평화 패러다임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진 반면,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적〮부정적 시각은 여전히 꽤 견고하며 최근 비핵화 관련 행보에 대한 한국과 국제 사회 간 온도 차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다음으로는 많은 분들이 가장 흥미롭게 읽은 텍스트로 꼽은 <루소는 어떻게 트럼프를 예견했는가>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불평등으로 인한 심리적 피해에 대해 목소리가 커지고 反-코스모폴린턴적 움직임을 보이는데, 이를 보면 루소가 더욱더 예언자적 사상가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글이었습니다.
관련하여 최근 크게 이슈가 되고 있는 제주 예맨 난민에 대한 한국사회의 반응에 대해서도 토론하였습니다. 난민 수용에 대한 거대한 반감〮공포감과 反다문화정서에 대해 여러 이야기 (뿌리 깊은 혈통주의, 강한 국가 정체성, 인터넷/매스컴 속에서 보여지는 자극적인 보도들을 통해 심어지는 특정 인종 및 종교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 등)가 오갔습니다.
이미 난민 수용에 대한 큰 반감이 수면 위로 드러난 상황에서, 반대 여론을 대상으로 공들인 설득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그 과정이 녹록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좀 더 찾아보니 아직 난민 수용과 범죄율 간의 유의미한 관련성을 찾아낸 연구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국민들의 체감 안전도를 어떻게 높이느냐를 고민해야 난민 문제를 보다 균형 있게 해결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녹평 모임과 모임에서 만나는 분들 덕분에 좋은 지적 자극을 받고 가는 것 같아 참 감사합니다. 이번에도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