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14 12:36
공동체 - 이제는 가능할지도 모르는 지금을 위한 대안 (2)
지금 이 시대를 사는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을 큰 그림으로 볼 때 대한민국은 아마 이제 국가라는 거대한 공동체 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지 않으냐고 의문을 가지고 말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을 것 같다. 심지어 그 국가 공동체 마저 흔들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지역 공동체, 마을 공동체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다양한 성격을 가지고 무너진 공동체를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 움직임이 여기저기서 생기고 있다는 것은 그래도 그곳에서, 일상에서 작은 변화의 불씨를 볼 수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호는 지난 호에서 소개한 책, Die Welt der Commons - Muster gemeinsamen Handels (공동체의 세계 - 함께 해 나가는 행동의 본보기)의 1장 Begründen (기초를 세우다) 에서 다루는 이론적인 내용의 요약과 함께 글 마무리에서는 그것에 대한 필자의 짧은 코멘트로 채워질 것이다.
이 저서의 공동 편집자 헬무트 라이트너 (Helmut Leitner)는 1장에서 이미 존재하는 공동체에 대한 다양한 본보 기의 패턴들을 토대로 새로운 공동체를 만드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공동체에 관심을 두고 있는 모든 사람들 이 어떤 한 방향성을 잡는 방법으로 이 다양한 본보기의 각각의 패턴을 잘 숙지하라고 말한다. 새로운 공동체를 조 직하는 과정에 있어서 그 다양한 본보기를 이용하는 것은 참여자들 사이에 서로의 생각을 복합적인 관련 속에서 더 쉽게 소통할 수 있게 하고 이론적인 연구 활동과 실제적인 적용의 매끄러운 결합을 가능하게 한다. 각양각색의 본보기를 개별적으로 읽을 수도, 이해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본보기 각각은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 때 다양한 과정의 형성과 습득을 위해 사용될 수 있다. „우리가 공구 상자에서 각각의 필요한 공구를 꺼내는 것처럼 우리는 바로 우리에게 중요한 몇 개의 본보기를 뽑아낼 수 있다.“ 그것을 통해 어떤 고유한 습득 방법을 선택한다. 요리책 이나 사전을 이용하는 것처럼. 다양한 영역에서 본보기에 관한 책이 많이 출판된 상황에서 먼저 본보기는 읽기 자 료를 모아놓은 텍스트 형태로 존재하고 그 방대한 자료는 실제적인 공동체 조직 과정에서, 또는 그 속에서 발생하 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수단으로 준비될 수 있다. 물론 그 조합의 결과물이 책 같은 출판물 형태로만 존재할 필요는 없다. 조금 더 가벼운 소책자, 인터넷 사이트 또는 워크숍이나 세미나를 통해 만들어진 내용을 정리 한 기록 카드 형태로도 다양한 본보기를 알아가는 것은 가능하다. 새로운 공동체를 조직하는 방식으로 라이트너는 어떤 한 건축가가 제시한 원형 모델도 소개한다. 그것은 각각의 본보기 형성 과정에 토대가 되는 이상적이면서 대 표적이며 창의적인 과정 모델이다. 이 모델은 여섯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1. 시스템에 대한 전체적인 인식 2.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실마리 탐색 3. 관련된 본보기 패턴들에서 본보기 하나를 선택 4. 그 본보기를 발생하는 문 제의 상황에 적응 5. 새롭게 발생하는 시스템 상황 종합적인 결과 테스트 (성공 혹은 실패) 6. 그 테스트 결과에 대 한 변화를 수용할 것인지 무효로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 그다음 이 순환을 다시 처음부터 시작. 이 여섯 단계의 창 의적인 모델은 많은 성과를 위해서 도덕적인 원칙이 수반되어야 한다. 첫 번째 원칙은 성공적인 조직에는 각각의 시스템과 그 가능성의 전체적인 인식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이것은 사람들이 현장에서 상황에 관한 특수성에 관여 하고 그 관련자들과 그들의 욕구가 포함될 때 성공할 수 있다. 즉 관련자는 될 수 있는 대로 스스로 함께 조직하는 사람으로 참여해야 한다. 두 번째 원칙은 다섯 번째 단계에서 테스트 후 얻어진 시스템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평가 는 그 시스템의 생명력에 중점을 두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생명력이라는 가치는 시스템 개선의 탐색에, 본보 기의 선택과 수용 그리고 모든 변형과 관련된 마지막 결정에 토대가 된다. 세 번째 원칙은 이러한 조직 이론으로부 터 분명해지는 것은 인간과 인간의 삶이라는 것은 최대한의 이익과 효율성에 대한 고려보다 우선시 된다는 것이 다. 즉 공동체 조직은 어떠한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 인간을 위한 것이다.
라이트너와 함께 공동 편집자인 질케 헬프리히(Silke Helfrich)는 이 책의 부제목과 같은 제목으로 1장에 또 하나 의 글을 실었다. 이 글은 다시 ‘어떻게 우리는 공동체 조직에 대해 논의할 것인가’라는 부제목을 갖고 있다. 그녀 역 시 본보기에 대해 강조한다. 즉 본보기는 공동체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어떠한 인상을 남기고 공동체를 조 직하는 데 있어서 큰 영향을 준다. 다양한 종류의 본보기에서 형성된 각각의 언어를 가진 본보기들의 그룹은 포괄 적으로 알고 있는 것을 풍부하게 끌어 올려서 결국 공동체 조직에 있어 특별한 본보기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그녀는 1장을 마무리 짓는 글에서 공동체는 생각하는 것으로만 존재하지 않고 그것은 우리의 행동 안에서 싹튼다 고 말한다. 공동체라는 의미에서 다루어질 수 있는 것은 다양한 조건들을 요구하며 참여자에게는 최소한 세 가지 를 요구한다: 먼저 공동체로부터 존재하는 요소, 상황 그리고 개념은 한 사람에게만 속하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한 공동체에 참가하는 모든 사람 사이의 관계는 계급 조직적으로 생각되면 안 된다는 이해가 필요하다. 즉 다양성 안에서 관계들이 존재한다. 결국, 이러한 기본적인 이해는 공동체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왜냐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공동체가 만들어 내는 이야기, 습관 그리고 지식과 자원에 대한 유효성 안에서 점점 구체적인 상황이 다 뤄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공동체 조직 과정이 성공할지 아닐지는 원칙적으로 열려 있다는 것이 인식되어야 한 다. 이것은 다시금 어떠한 요구로 연결된다. 즉 개개인의 행동은 항상 다시 새롭게 생각돼야 하고 균형 잡혀야 한 다. 서로의 의사소통은 개인의 존재 확인과 함께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이러한 기초 공사에 기반을 둔 실천으로부 터 다른 당연한 결과들이 나타날 수 있다. 그것을 세상에 내놓는 것은 심사숙고 해야 할 과제일 뿐만 아니라 공동 체 조직을 통해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행동이 된다. 거기에서 여러 가지 유용한 것들이 만들어진다 - 먹기 위한, 입 기 위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치유를 위한, 도움을 위한, 기계를 조립하기 위한 그리고 자신에게 필요한 능력을 위한. 동시에 인간은 이러한 활동 안에서 공동체 조직자로서 스스로 자신을 경험한다. 만약 당신이 이러한 공동체 에 관한 활동을 한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에 분명할 뿐만 아니라 모범으로 여겨질 만한 대답을 줄 수 있다: 우리는 매일 아침 일어나 자본주의 체제가 계속 유지되도록 만들고 있다. 왜 우리는 한 번도 무엇인가 다른 것을 만들고 있지 않은가?
이 두 편집자는 책의 1장에서 결국 공동체 조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능한 다양한 본보기들을 많이 접하고 그 내용을 알고 공동체 조직에 여러 방면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간단하게 느 껴질 수도 있는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공동체 조직에 관심이 있다면 우선 이런저런 공동체들을 찾아보 고 알아가는 것. 더 나아가 성격이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공동체들을 그룹으로 묶어 정리해 놓는 방식은 광범위 한 공동체들을 조망하는데 꽤 효과적일 것이다. 그 지점에서 이 공동체라는 것, 즉 공동체를 조직할 때 가장 중요 하게 항상 잊지 않고 매 순간 고려되어야 하는 것은, 이 모든 것은 우리 인간의 삶을 위해서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추상적으로만 느껴질지도 모르는 이 이론적인 내용이 얼마만큼 개개인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갈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지금 작동하고 있는 사회의 틀에 대한, 예를 들면 ‘이대로 괜찮은가?’ 식의 의문이 개개인에게 다가오는 정도 가 다른 가능성을 고민할 수 있게 하는 최소한의 기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다음 호에서 그 다양한 공동체들을 한번 기웃거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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