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16년 11월 10일 목요일 저녁 6시
*장소: 권은비 독자 댁
*참석자: 권은비, 서화일, 손어진, 정순영, 정지은, 이옥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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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녹평 독자모임 여러분~
 
지난 11월 10일 모임 후기를 작성하기로 약조해놓고 해를 넘겨버린 정순영입니다.^^;;
 
두 달여 전의 이야기를 복기하려니...그 사이에 우리 사회에 참 많은 일들이 일어났기에 온전한 기억의 인양(?)이 쉽지가 않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녹색평론 150호 성주 사드배치, 디지털 시대의 기독공동체, 쿠바의 민주주의등 다양한 읽을거리와 더불어 끊임없는 이야기거리가 있었던 지난 모임을 통해서, 이후 진행된 ㅂㄱㅎ 탄핵 집회에 참여할 힘을 받았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권-장 커플이 제공해주신 아늑한 공간과 정성 가득 비쥬얼 짱짱한 음식, 이옥련 샘이 들고오신 고구마튀김, 어진 지은 의자매(?)의 말린 과일 디저트로 눈과 입이 호강을 해서인지 아니면 녹평 모임 분들이 참 믿음직하고 편안해서 그했는지는 몰라도, 다른 모임에서는 객관적인 입장의 모더레이터같이 굴던 제가 이 모임에선 속에 있는 말(주로 울분)을 쏟아내며 시국 하소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미래란 무엇인가? 있기는 있는건가? 뭐 이따구 장황설이었던 것 같은데, 은비님이 본인은 '희망없이 전진하라'는 말을 기억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하셨을 때 뙇!!! 했었지요. 
 
올해 4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평소 애정하는 카페에 들렀는데, 이 곳은 십수년간 시민운동을 하던 활동가분이 일상 속에서의 운동을 꿈꾸며 운동판을 떠나 홀로서기 하면서 4년이 넘게 지켜오고 계신 카페거든요?  한창 강남역 살인사건 등으로 여혐이라는 단어가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듯 보였고 저는 새삼스럽게 발견하게 된 '한국사회에서 여성으로 살기'의 어려움에 대해 토로했었지요. 그런데 이 분 하시는 말씀이 저에게 울림을 주었어요. 본인이 십수년 전 시민운동할 때 일상 속에서 정말 잔혹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고 그때마다 소수의 목소리로 제기해왔었던 문제들이 이제서야 수면위로 올라왔을 뿐이고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각성하고 있는 것 같다고요.  차마 들여다보기도 어려울 정도로 괴롭지만, 자꾸자꾸 이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문제의식을 느끼게 되고 개선하려고 노력하게 될 것이라고. 그래서, 좋다고요. 
아주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그 분의 목소리에서 저는 참 뭔가 감사함과 큰 위안을 느끼게 됐습니다.  


 
길게 얘기했지만, 은비님 이야기에서 뭔가 이와 비슷한 감동을 느꼈어요.  이 판(?)에서 계속 활동해오던 분들은 이 사안을 이렇게 보고 있구나. 일희일비 하지 않고, 쉽사리 흥분하지 않고, 꾸준하게 가는 것이 중요하겠구나.  오래 가려면 쉽사리 기뻐하거나 쉽사리 낙담하지 말아야 겠구나.  이 또한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암튼 파도에 쓸려 정신없다가 뭔가 단단한 바위 옆에 기대게 된 해파리같은 느낌이었달까요?^^
 
그리고 나서, 촛불이 일어났죠.ㅋㅋㅋㅋ
 
어진님께는 기억도 안난다 엄살을 떨다가 이렇게 주절주절 쓰고 있자니 부끄럽지만, 생각해보니 오히려 촛불 이후에 후기를 쓰게 된 것이 감사하기도 하네요.  
끄읏.
 
정순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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