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녹색평론 11월 녹평모임 후기 (송혜성 당원)

2017.12.08 22:37

송혜성 조회 수:89

*일시: 2017 11 18 토요일 13

*장소: 베를린 Bundesallee 

*참석자: 조은애, 정지은, 이주아, 이옥련, 이시안, 이계수, 송혜성, 손어진, 박상준


  이번 모임의 주요 주제는숙의 민주주의적정기술이었다. 11 호에 실린 <몽골의 헌법개정과 공론조사> 따르면 최근 몽골에서는 헌법개정의 초기 단계에 숙의형 공론조사 방식을 넣기로 했다. 이른바숙의 민주주의 최근 한국에서 주목을 받았는데, 마침 녹색평론에 주제와 관련된 글이 게재돼서 혼자 답답해하고 궁금해했던 것을 모임에서 나눌 있었다.


  숙의 민주주의.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에서 수많은 매체들이 기사에서 개념을 소개했다. 포털 기사에서는숙의 방식이 얼마나 민주적이고 세련되었는지를 칭찬하는 댓글들이 족족 베스트에 올랐다. 그런 댓글을 때마다 속은 부글부글했다. 좋은 숙의라는 것을 거쳐 도달한 결론이 의견과 맞지 않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었다. 그리고 공약은 파기되었다. 공론화위원회의 권고안이 발표되기도 전에 정부는 위원회의 결정이 무엇이든 무조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정부가 공약 파기와 원전 건설재개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았다. 점이 가장 문제(라고 나는 생각한). 물론 비판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태 한국에서는 에너지 정책의 수립집행이 전적으로 중앙정부와 에너지 대기업에 의해서 이루어져 왔다. 그렇기 때문에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이 민주주의적 관점에서 의미를 갖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찬반이 나뉘는 이슈에 대해 중앙의 의지 없이 시민의 목소리만을 듣고 따르려고 한다면 정부가 존재해야 하는 것인가? 뚜렷한 입장이 없는 정치라면 정당이라는 껍데기가 필요한가?라는 의문이 들었었다. 


  집에서 챙겨온 질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록 질문이 자꾸 늘어나기만 하는 신기한 주제였다. “신고리 5,6호기는 예정대로 짓되 점차적으로 탈원전으로 나아가자는 말의 행간은 무엇일까”, “‘숙의라는 멋들어진 개념 뒤에 숨겨진 공론화 과정의 이면은 무엇인가”, “정의로운 공론화란 무엇인가”, “어떤 주제들이 공론화 대상으로 적절한가”, “공론화는 탈핵에 대한 중앙정부의 의지박약을 에둘러 표현한 것일까 아니면 나은 민주주의를 위한 새로운 시도일까”, “신고리 공론화 위원회의 공론위원들의 구성은 충분한 대표성을 갖고 있는가”, “정책과 공약 실행에 대한 판단에만 시민의 역할을 한정시켜서는 되지만 시민이 어디까지 참여하는 것이 적절할까”, “숙의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의 이상적인 조화는 어떻게 가능할까등의 질문이 등장했다. 


  번째 주제인적정기술 누구에게는 익숙한 개념이었고 누구에게는 새로 알게 것이었다. 나는 작년 파주 당원모임에서 적정기술 전문가 당원을 모시고 관련 강의를 들어본 적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다른 분들보다 말을 많이 했는데 이야기가 빼끗대기도 했다. 특히 나는 적정기술에 대해 가지 오해를 하고 있었는데, 3세계의 사람들을 돕는 신기한 기술들을 적정기술로 보는 함정에 빠져 있던 것이었다. 나는 언젠가 페이스북에서 동영상을 떠올려 모임자리에서 이야기했는데, 동영상에는 흙탕물을 단시간에 정수해주는 마법의 가루가 소개되어 있었다. 나는 이런 기술도 적정기술이라 오해하고 있었다. ‘적정기술이란 어디든 곳에 사는 사람들이 마을에서 재료를 구할 있고 직접 만들 있고 쉽게 이용할 있는, 누구나 접근가능한 것을 이야기한다며 박상준 당원이 오해를 바로잡아주었다. 그런데 마법의 가루는 아마 아프리카 지역의 주민들이 재료를 구해 직접 만들 없는 일테니 적정기술의 적당한 예는 아닌 것이다.


  적정기술과 공동체에 대하여 이야기하면서 나는 잠시 서울을 떠올렸다. 거대한 중력을 가져 주변 도시를 피폐화하는 한국의 수도. 날마다 2-3시간의 출퇴근 길에 사람들은 지치고 서울에 멋진 쇼핑센터가 하나하나 늘고 교통 연결이 좋아질 때마다 지역상권은 무너져간다. 지역에서 노동하고 생산하고 소비하는 삶이 적어지고 시민의 일상은 서울에 잠식당한다. 사람들이 서울에 가지 않고서는 없게 되니 동네는 계속해서 망가진다. 어려서부터 파주에 내가 몸으로 느낀 서울의 무서움이다. 적정기술이 소수만 컨트롤 가능한 하이테크와 자본에 저항하고, 우리의 일상을 자급의 방식으로 이롭고 편하게 해주는 운동의 방식이라면 것이 우리 공동체와 삶에도 적용가능하지 않을까. 매력적인 개념을 열심히 공부해봐야겠다. 


  12월에 한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11 녹색평론 읽기 모임은 정도의 시간동안 함께 이야기를 나눠온 친구들과 작별인사를 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간의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어 꼬까손(?)으로 떡볶이를 만들어 대접했는데 모두 맛있게 먹어줘서 정말 고마웠다. 언젠가 다시 만날게 될 것이라는 바람을 담아 정성스런 포옹으로 인사했다. Bleib gesund und froh! Tschüs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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