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416일 금요일 저녁 7

참가자: 낙규, 도영, , 상준, 수언, 수영, 실애, 어진, 윤정, 은서, 은애, 은지, 이든, 주현, , 태선, 하리타, 혜린

 

약 세 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세월호 경과보고 및 <당신의 사월>을 함께 관람하고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4월의 의미를 다시금 새기고, 영화 속 출연진들과 같이 각자의 일상에서 작은 실천을 다짐해보았습니다. 공동체 상영회를 준비한 NRW 녹유당원 분들과 올 해 416을 함께 따뜻함으로 기억하게 만들어주신 참가자 모든 분들께 다시금 감사를 전합니다.

 

 

낙규: 저에게는 아들 둘이 있습니다. 자녀를 잃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마음이 얼마나 안타깝고 아플지 이루 헤아릴 수 없네요. 최근 서울/부산 보궐선거도 그렇고, 세상이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을 하기가 어렵네요. 세월호를 떠올리면 아직도 많이 답답하고 슬픈 마음이 듭니다.

 

은서: 짧은 영상을 보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시대에, 긴 영상을 집중해서 본 것이 오랜만이네요.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월호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단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 영화를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었습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담담하고 차분하게 상처를 풀어나가고 회복하는 모습에서 저 또한 감정에서 조금 벗어나 저분들과 같이 세월호를 기억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진: 영화를 통해 위로를 받았어요. 세월호 참사 이후,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늘 미안함이 많았습니다. 오늘 영화를 통해 저와 비슷한 분들을 보며 힘을 얻고, 위로를 얻었어요. 저도 제 나름의 방법으로 세월호를 기억하고, 일상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유가족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혜린: 시간이 지나면서 그 날에 대한 감정이 많이 무뎌졌는데, 영화를 보니 그 때의 감정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아요. 정권이 바뀌어도 진상규명이 여전히 진척이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매일 세월호를 생각하며 살 순 없겠지만, 이렇게 우리가 이 날을 기억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세월호 관련 내용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이든: 그 날에 나는 무얼하고 있었나 기억을 되새겨 봤어요. 무엇보다도 무력감이 컸고, 그 이후 한동안 뉴스나 SNS를 보지 못했어요. 한 편으론 외면이었겠죠. 정권이 바뀌기 전인 오랜시간 세월호 유가족들이 외로이 고통을 감내하고 버틴 걸 생각하면 그 분들의, 무력감이 어떨까 헤아리기도 어렵네요. 작년 코로나시국으로 인해 투표권을 박탈당했던 일이 생각났어요. 그 날이 415일이었거든요. 무력감을 느끼지만, 오늘처럼 같이 추모하는 분들이 있음에 다시금 힘을 얻고 갑니다.

 

태선: 저 역시 세월호 참사 당일이 생각이 납니다. 그 날이 트라우마처럼 이 맘때만 오면 기분이 왠지모르게 다운이 되네요. 오늘 혼자 슬픈 감정에 빠지지 않고, 함께 후모하게 되어서... 또 우리가 같은 마음이라는 걸 공유하게 되어 위로가 됩니다. 영화에서도 말했듯 아픔의 회복은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하는데, 세월호가 지겹다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우리는 아직 회복중이라고... 그리고 회복이 끝나도 기억해야 한다고 말이에요.

 

수언: 영화를 통해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같은 보통의 사람들이 어떻게 세월호를 각자의 일상에 녹여 살 수 있을까를 보는 것 같았어요. 일상의 활동가라 할 수 있는 그 분들의 담담한 조언이 맘에 와 닿았어요. 버티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고, 일상에서 함께 기억하는 사람들 덕에 이 시간을 버틸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여전한 진상규명의 문제로 혐오세력의 주장이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한국사회의 분위기가 매우 안타깝습니다.

 

은지: 2014416일 그 날 제가 왜 그렇게 분노했었는지 영화를 보니 다시금 기억났어요. 모든 국민들이 실시간으로 그 참혹한 현장을 보았음에도 불구, 가까운 가족에게로부터도 다른 반응을 확인할 적에는 상실감이 컸습니다. 반대로 그러는 너는 무얼하는데?”라는 질문에 말문이 막히는 제 자신에게도 화가 났구요. 그 감정을 제가 잊지 않고, 제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실천한다면 이제는 당당하게 저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는 잊지 않았고,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고...”

 

상준: 그 날 이후 항상 마음에 큰 부채감을 가지고 살았어요. 제가 이 상황을 직시하지 않고 회피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았어요. 당시에 빨리 문제가 해결되고 진상규명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 마음의 죄책감은 여전했어요. 영화를 보고 나서 여러 사람들이 저와 비슷하게 트라우마를 겪었고 그것을 또 직면하는데서 많은 위로를 받은 것 같아요. 이제는 저도 피하지 않고 직면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은애: 부모님이 목포에 계시는데, 참사 이후에 함께 진도 팽목항을 방문했던 기억이나요. 그 날 이후 항상 보이지 않는 안개 속에 있는 느낌을 받았어요. 도대체 어떻게 문제를 밝힐 수 있는지 알려할수록, 무언지 모를 공포가 저를 짓눌렀어요. 그 공포로 인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감정이 컸던 것 같아요. 영화 속 사람들은 그 상황을 직시하고 나아간거죠. 그들이 일상에서 세월호를 나름대로 안고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제 안에 있는 공포와 혐오의 감정이 조금 걷혀진 것 같아요. 그분들의 용기를 마음에 새기며 이제는 저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도영: 시간이 흐르면서 더는 감정적으로 반응하고 싶지 않아 세월호를 점점 잊어가고 있었던 것 같아요. 오늘 영화를 통해서 다시금 진상규명이 꼭 이뤄져야하고, 이것이 우리의 상처를 회복하고 우리가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임을 느꼈어요. 최근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제가 독일에 있는 관계로 가족들이 저에게 정확한 내용을 공유하지 않아서 매우 서운했던 감정이 기억났어요. 개인의 상실이 이러한데, 하물며 세월호는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이었잖아요. 진상규명이 꼭 이뤄졌으면 해요.

 

: 세월호를 생각하면 늘 혹은 유가족을 중심으로 슬픔과 상실을 생각하곤 했는데 영상을 보면서 세월호로 이어진 다양한 사람들을 새삼 생각하게 되었어요. 주변에 20대 친구들의 우울함을 자주 목격하는데, 사회적으로 세월호사건이 한국사회에 가져온 상실감과 상처를 빼놓을 수 없는 것 같아요. 영상을 보고 다시금 세월호 노란리본을 찾았네요. 에코백에 다시 달아야겠어요. 이렇게 매년 하나씩 1년 또 1년을 기억해야지요.

 

수영: 오늘 이 자리에서 제가 참 비겁한 사람이었음을 고백해봅니다. 한국에서 그 시점에 저는 세월호에 씌여지는 정치적 프레임 등등 그 순간 주변 시선을 의식해 저는 아예 외면했어요. 사실 이 사건이 저를 독일에 오게 만든 결정적인 이유기도 했는데, 독일의 안전한 울타리가 생긴 것 같은 확신 이 후에 뮌헨에서 이와 관련한 활동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럼에도 불구 제 안에 비겁함을 마주하기 힘들었어요. 오늘 영상을 통해 이것이 저만의 경험이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에 위로를 받고 죄책감을 좀 덜었던 것 같아요. 오늘 뮌헨 세월호7주기 추모미사에서 문득 유가족분들이 나를 대신해서 십자가를 지고 가신다는 느낌을 받았답니다.

 

윤정: 세월호 사건 당시 저는 여행 중이었어요. 그 때의 불편했던 감정이 생각나네요. 그저 슬펐고 불안했습니다.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건 없지만, 그 유가족들의 마음을 과연 내가 이해할 수 있을 까 그저 슬퍼하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었죠. 오늘 영상이 그러나 굉장히 다른 시선으로 담겨져서 놀랐어요. 그 사람들이 하는 것과 같은 일상의 작은 일은 나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이름을 불러보려 합니다.

 

주현: 왜 영화의 제목이 <당신의 사월>일까를 영화 보는 내내 고민해봤어요. 4월이되면 그저 아프고, 미안하고 부채감에 눌리게 되지요. 이 영화는 우리에게 4월에 대한 새로운 메시지를 주고자 했던 것 같아요. 우리가 그간 가졌던 미안함이나 슬픔에서 벗어나 조금이나마 각자의 일상에서 행동하겠다는 내용처럼... 저도 그간 연락을 드리지 못했던 지성아버님께 다시금 연락을 드려봐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낙규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선거의 중요성의 더욱 더 실감하게 되는 것 같아요. 관심있는 분들의 동참을 요청드리고, 매년 4월 다시금 마음을 다잡는 계기로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리마인드하게 되는 영상이었어요. 저는 그 날 아프리카의 대사관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조례 5분 동안 직원들이 마무 말 하지 못했던 그 순간이 생각납니다. 세월호를 통해 국가의 무능력 또 그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비열한 행동까지 봤잖아요. 우리나라는 국가적인 재난 시 각 국민 개인에게 죄책감을 전가하는 프레임이 강한 것 같아요. 미디어를 통해서는... 그 생존자 학생에게 꼭 말해주고 싶더라구요. “생명은 정말 소중한 거야. 네가 그런 죄책감을 갖지 않고 남은 네 생을 더 찬란히 살았으면 좋겠어!” 영상을 보고 복잡한 마음이 교차했는데, 한국에서 가져왔던 금요일엔 돌아오렴이 책을 이번 기회로 읽어봐야겠습니다.

 

실애: 아이들이 올 해면 25살이 되었겠네요. 우리가 확실히 변한 단 한가지는 다시 또 세월호와 같은 사건이 일어난다면, 그 때처럼 가만있지는 않겠죠. 단 하나 그 마음만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영상 속 카페사장님이 유가족을 대하는 소중한 마음 하늘에서 떨어진 너무 귀하고 소중한 사람들..’. 유가족들의 언제일지 모르는 방문 날을 위해 자기 마당을 내어 돔을 보관하던 선장님. 우리 마음 한 켠에도 그 분들을 위한 자리를 오래도록 남겨둘 수 있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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