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녹유 총회 후기

정강수

 

2020년 9월말 파리에 도착한지 얼마 안 되어 8회 총회에 참여했던 기억이 납니다. COVID-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총회가 진행되었던터라 임시로 머물던 숙소에서 총회 전야제에 참여했었는데요, 그후로 쭉 현실에서 유럽녹색당원분들을 만나 이야기 나눌 수 있길 바라왔습니다. 그 바람이 이번 총회에서 이루어질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총회가 열리는 에센에 도착한건 저녁 6시쯤이었습니다. 어둑한 산길을 따라 버스를 타고 올라가 도착한 총회 장소에선 먼저 도착하신 분들이 저녁 식사를 하고 계셨어요. 여러분 이 자리를 빌어 정말로, 정말로 반가웠단 말을 다시 한 번 전하고 싶습니다. 온라인에서 먼저 만나뵈었던 분들도, 처음 만나는 분들도 있었지만 현실에서 만나는건 처음이었는데요, 그런데도 오래 알았던 사람처럼 너무 반갑고 마음이 열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지정된 시간이 지났는데도 저희를 배려해주신 급식 담당 직원분 덕분에 저녁식사를 잘 마치고 휴식을 취하다 태선님이 진행하신 힐링워크샵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각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목표/물건/사람과 각각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스스로가 중요하게 여기는게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알 수 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첫째날 일정을 마치고 본격저인 총회가 열리는 둘째날이 시작되었습니다. 총회가 열린 회의장 바깥으로 보이는 가을 풍경이 무척 아름다웠던 기억이 나네요. 9시부터 10시 반까진 한국 녹색당의 김예원 공동대표와 2022년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이 함께 하는 한국 녹색당과의 실시간 통화 연결 시간이 있었습니다. 기후 정치와 대선을 테마로 내년 선거에서 한국 녹색당이 어떤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지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리고 이어진 본회의에서 지역 보고 및 안건들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한 해동안 있었던 지역 활동들을 보며 각자가 녹유라는 모임안에서 어떤 활동들을 했는지 알 수 있었고 다른 지역에서의 활동들을 보며 다른 녹색당원들과 하고 싶은 일들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실제로 각 지역 당원분들을 찾아가 만나고 싶단 생각도 들었고요.

점심 식사 후에는 운영진의 총회 참가비 문제, 녹유 영문명칭, 비건식단, 연락망 등 다양한 안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하나의 안건에 대해 여러 사람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통해 의견을 모아가는 과정이 무척 즐거웠어요. 코로나로 인해, 그리고 유럽으로 거주지를 옮기면서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1년 가까이 잃었는데 이런 이야기들이 얼마나 큰 즐거움을 주는 일이었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본회의가 끝나고는 녹유 내 페미니즘 소모임 ‘그페미’에서 준비한 페미니즘 워크샵이 있었습니다. 1년간의 그페미 활동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각자의 책장에 있는 책을 매개로 페미니즘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저녁 식사 후에는 앞선 한국녹색당과의 이야기를 이어 상준님의 진행으로 기후정치와 관련한 녹색당의 차별점에 대해 자유토론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4팀으로 나뉘어 이야기를 나눴는데 무척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나눴어요. 제가 속했던 모임에선 녹색당의 기후정치가 다른 정당과 분명한 차별점이 있지만-탈성장을 이야기하는 유일한 정당이란 점에서-그 내용을 채울 수 있는 구체적인 컨텐츠가 부족하고, 또 일반 시민들에게 와닿을 수 있는 감각적인 메시지가 없다는게 문제라는 의견이 나왔어요. 어떻게 해야할까...후기를 적는 지금 또 갑자기 생각에 잠기게 되네요. 어떻게 해야하지...모르겠다^_^

그리고 이어진 자유시간엔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숙소에서 음주가 금지되어 있어서 술을 마시는 그룹은 숙소를 떠나 음주가 가능한 곳으로 떠났고, 남은 사람들은 숙소에 남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1시쯤 다시 숙소에 모여 함께 이야기를 나눴어요. 이야기는 새벽 3시까지 이어졌는데 중간에 썸머타임이 끝나 1시간이 당겨진걸 모르고 “아니 이렇게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도 아직 시간이 2시밖에 안 됐다고??”하며 신났던 기억이 납니다. 

 

다음날 아침을 먹고 해산함으로써 9회 총회는 종료되었습니다. 총회를 준비하며 코로나로 인해 어떤 변화가 있을지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코로나 관련하여 별다른 일은 없어 다행이었어요. 코비드로 만남이 어려웠던 시간을 지나 이렇게 만날 수 있어 기뻤습니다. 헤어질 때가 되니  총회가 1년에 한 번밖에 열리지 않는다는게 너무 아쉽더라구요. 총회가 아니라도 종종 당원분들과 함께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총회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잘 다듬어 2022년 총회가 열리기 전까지 녹유분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일들을 만들어보면 좋겠구요. 또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제 후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2021년 건강히 지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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