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인터뷰 정지은 당원

2017.04.20 09:34

똑녹유 조회 수:110

간단한 본인 이야기 좀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녹색당 당원이 된 지 3개월 정도 된 정지은입니다. 그 사실과 함께 제가 독일의 동쪽에 있는 라이프치히(Leipzig)로 이사 온 지도 3개월 정도 되었네요. 이곳으로 이사를 오기 전에 저는 독일 남부에 있는 하이델베르크(Heidelberg)에서 5년 정도 살았고요, 즉 2010년 여름에 하이델베르크로 공부하고 싶어서 오게 되었어요. 하이델 베르크 대학에서 서양 미술사를 공부했고요, 학사 졸업 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번 겨울 학기부터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석사를 시작할 수 있게 돼서 도시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요즘 가장 본인의 관심거리 내지는 제일 많이 하는 생각 같은 게 있나요? 

우선 이사를 온 첫 달, 10월에는 되게 심심했어요. 10월 초에는 학기도 아직 시작하기 전이었고 뭘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었죠. 그러면서 많이 했던 생각이 새로 운 환경에서 어떻게하면 재밌게 생활할 수 있을까였어요. 물론 10월 중순에 학기가 시작했기 때문에 금방 학교 관련된 일들과 개인적인 일들로 바빠지기도 했지만, 요즘도 자주 생각하는 건 재미있게 생활하는 제 일상이에요. 그래서 뉴스레터 출판 컨텐츠팀에도 지원하게 되었고요. 역시 조금 심심했던 12월 초에 프랑크푸르트(Frankfurt)에서 있었던 녹색평론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그때 주제가 기본소득이었거든요. 모임 며칠 전부터 벼락치기로 기본소득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동영상들을 중심으로 보면서 기본소득이라는 아이디어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어요. 그 짧은 시간 안에 본 동영상 들로 어떻게 ‘기본소득만이 해결책이다’라는 식의 생각에 설득되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쉽게 이야기해서 이 정책이 실현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공부가 아직은 많이 부족해서 녹평 모임에서는 조리 있게 기본소득의 필요성에 대해 설파하지는 못했거든요, 그래서 기본소득에 대해서 앞으로 더 깊게 공부해보려고 해요. 제 바람은 저처럼 기본소득에 관심이 있는 분들과 함께 공부 모임을 만드는 거에요. 한국보다는 조금 어렵겠지만, 최대한 공부에 필요한 자료들도 같이 찾아보며 그 자료로 같이 공부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고요, 그래서 많은 사람을 설득하고 싶어요. 기본소득, 이게 제 관심거리에요. 

요즈음 자주 생각하시는 것이 “재미있는 본인의 일상”이라고 이야기하셨는데요. 재미있는 본인의 일상과 녹색당 활동 중 하나인 “뉴스레터 출판 컨텐츠팀” 활동이 어떻게 연결이 되나요? 보통 당 활동이나, 그와 관련된 활동들에 관해서는 부담스럽게 생각하거나, 혹은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나요? 

작지만 지금까지 해온 일들이, 예를 들면 팀원들과 뉴스레터의 방향과 구체적인 구성에 대해서 회의하고 제가 맡은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그 부분을 채우는 일들, 재미있어요. 이를테면 녹유 뉴스레터를 만드는 일이 제 일상을 재미있게 하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심지어 제 정당 활동 사실을 알게 된 주변 지인들 의 반응도 지금까지는 나름 뜨겁고요. 저도 거기에 부응해서 좀 있어 보이게 이야기하기도 하고요. 하하하 저 역시 처음에는 당 활동을 의무까지는 아니더라도 부담스럽게 생각했어요. 하지만 녹색당 가입과 함께 생각을 달리하게 됐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재미있게 해보자’라는 각오, 마음이랄까요. 지금 드는 생각은 ‘내가 무려 당적을 갖게 되었으니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보자’ 이런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요, 또 제가 혼자 뭔가 대단 한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조금도 생각하지도 않아요. 한국 사회와 정치에 나름 높은 관심을 두게 되었을 즈음에 우연히 녹색당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당에 가입까지 하게 되었으니 지금 이 시점에서 제가 할 수 있는, 해 볼 만한 재미있는 일을 찾고 아울러 녹색당을 알아가자고 생각하니 저 자신도 그 정도에 부합하는 동기부여는 충분히 갖게 되었어요. 아마 얼마간은 녹색당에 대해 알아가며 알게 된 만큼 서서히 주변에 알리는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기본소득”의 어떤 점이 특히 본인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왔나요? 만약 “기본소득”이 실현된다면,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요? 또는 만약 한 달에 700유로 정도의 기본소득 을 준다면 어떤 삶을 살고 싶으신가요? 

기본소득이 지닌 단순함이 굉장히 설득력 있게 다가왔어요. 기본소득은 모든 개개인에게 무조건 지급된다는 거잖아요. 조건이 없으므로 아무것도 증명할 필요가 없어요. 예를 들면 저 한 달에 이만큼 벌어요, 우리 집이 이만큼 가난해요, 저 이거 말고는 다른 받는 거 없어요 같은 식의 증명이요. 돈 앞에서 구차해질 필요가 없어요. 많은 기본소득 지지자들이 예상하고 기대하듯이 저 역시 기본소득으로 인해 조금 더 인간이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지금보다 인간적인 사회가 될 거로 생각해요. 기본소득을 받는다면 우선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직업을 찾기 위해 애쓰지 않는 삶을 살고 싶어요. 돈을 조금 벌어도 기본소득이 있으니까 더 돈을 벌기 위한 직업을 찾기 위 해 계속 고민하지 않아도 될 테니 좋고 나머지 시간에 제가 하고 싶은 공부도 하고 좋아하는 사람도 만나고 녹색당 활동도 더 열심히 하고요. 뭐 갑자기 하고 싶은 게 있는데 그 일이 돈이 조금 많이 필요하다면 그때 바짝 벌어서 할 수 있겠고요, 구체적으로 700유로를 기본소득으로 받는다면, 그 기본소득과 약간의 추가 경제활동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과 뭐 재미있는 일 없을까 궁리하고 발견한 재밌는 일을 같이하고, 그렇게 소박하고 즐겁게 살고 싶어요.

어떻게 녹색당으로 흘러들어오게 되었나요? 

녹색당 당원이 되기 전에 저는 먼저 프랑크푸르트/하이델베르크 녹색평론 모임을 먼저 접하게 되었어요. 김인건 당원의 제안으로 2014년 초여름쯤에 하이델베르크에서 있었던 녹평모임에 처음 참석했던 거로 기억해요. 제가 한국에서 그런 모임을 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 보는 사람들과 나름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게 저에게는 꽤 낯선 분위기였어요. 입 한번 떼는 게 저한테는 쉬운 일이 아니었달까요? 그래도 그 모임의 컨셉, 예를 들면 어떤 한 주제에 대한 글을 함께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컨셉은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매번 꾸준히 참석은 했답니다. 주로 듣는 쪽이기는 했지만요. 그 사이에 김인건 당원은 저에게 꾸준히 당원 가입을 권했어요. 그때 저는 당에 가입한다 는 것을 꽤 중대하고 거창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혼자 많이 신중했죠. 그리고 내가 과연 녹색당에 가입해서 (그것도 독일에서 가입해서) 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크게 가졌었어요. 마치 당에 가입하면 뭔가 한국 사회의 변화를 위해 당장 중요한 일을 해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을 했죠. 그런 의문을 가진 상태에서 9월에 있었던 베를린(Berlin) 총회에 참석하게 되었고 단순하게 이야기하자면 좋은 기운, 느낌을 받아서 당에 가입하게 되었어요. 지금도 여전히 내가 녹색당 유럽 당원 모임 안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품고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이 의문 자체가 제게는 좋은 출발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이 의문을 통한 고민이 뭔가 저를 행동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당에 가입하면 한국 사회의 변화를 위해 어떤 중요한 일을 해야만 할 것 같은 부담감을 가지셨었다고 이야기하셨는데요. 한국 사회에서 꼭 변해야 하는 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있으신가요? 그 지점과 관련해서 녹색당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나라의 끝이 없는 경쟁구조는 꼭 변해야 하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누구보다 더 돈 많이 벌어서 성공해야 하고, 그러려면 누구보다 더 좋은 대학 가서 대기업에 취직해야 하고. 이런 경쟁구조 속에 자기를 집어넣지 못해서 안달 난 사회. 이런 생각에 사로잡힌 부모들 때문에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이미 어린아이들조차 이런 환경에 금방 노출되 고 적응하고 익숙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이런 경쟁구조가 계속 돌아가는 이유는 그 기저에 미래에 대한 불안이 깔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불안을 없애는 데에 기본소득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하죠. 그래서 녹색당이 조금 더 기본소득을 정책공약으로 강하게 내세워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2016년 20대 총선에 녹색당의 5대 공약안 초고에 기본소득이 들어가 있어서 고무적이에요. 

녹색당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다양한 입장 중에서 본인에게 특히 중요하게 다가오는 입장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저 스스로가 아직 녹색당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데요, 처음 녹색당 홈페이지 강령 부분을 쫙 훑어보면서 느낀 점은, 녹색당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다양한 입장들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저 역시 전에는 녹색당을 환경단체쯤으로만 생각했었거든요. 그 다양한 입장들을 녹색당이 얼마나 깊숙이 대변하고 있는지 앞으로 더 자세히 공부해보고 싶은 부분이에요. 지금 이 시점에서 제게 중요하게 다가오는 입장은 기본소득과 연결해서 생각했던 직접민주주의라는 것이에요. 스위스에서 기본소득의 도입을 놓고 국민투표까지 갈 수 있었던 것이 직접민주주의의 힘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나서 직접민주주의 실현의 중요성이 제게 강하게 다가왔어요. 과거 제가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이유도 생각을 해보면 대의민주주의로 인해 내 목소리가 무시 된다는 것을 이미 알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아마 지금도 많은 사람이 정치에 무관심한 이유 중의 하나이지 않을까 싶어요. 대한민국에서처럼 각각 시민의 한 표가 반영된다는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시스템에서는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 게 너무 힘들고 그래서 정치의 무관심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인 것 같아요. 그래서 직접민주주의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대체 어떻게?’는 계속 고민해봐야겠죠. 

녹색당 당원으로서 해보고 싶은 일이나 기대되는 점이 있을 것 같아요. 

우선 녹유 뉴스레터 출판 컨텐츠 팀의 일원으로서 재미있는 뉴스레터를 만들어보고 싶고요, 그리고 이 뉴스레터를 제가 할 수 있는 한 널리 알리고 싶어요. 제가 최근에 인터넷에서 홍세화 씨의 동영상 강의를 들었는데요. 그중에 와 닿았던 내용이 ‘운동’의 세 가지 요소였어요. 즉, 조직, 학습, 선전인데요. 그 강의를 통해 제가 이해한 선전이라는 것을 설득이라는 단어로 바꾸어 말할 수 있겠는데요. 홍세화 씨 역시 지금의 진보 진영은 상대방을 설득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어요. 그와 함께 설득을 위한 세 가 지 원칙도 언급되는데, 즉, 집요하게, 성실하게, 겸손하게 입니다. 뉴스레터 발행과 함께 녹색당 안에서 무엇을 재미있게 해볼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고 찾고 싶고요, 첫 번째로 우연히 찾게 된 기본소득이라는 아이디어를 앞서 언급한 운동이라는 측면에서 세 가지 요소를 가지고 잘 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제가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들에게 집요하게, 성실하게, 겸손하게 설득하려고 해요. 거기에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아요. 


인터뷰 일자: 2015년 12월 말부터 2016년 1월 초
인터뷰어: 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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